뇌의 오작동

AI 때문에 아티스트라는 직업은 사라지게 될까?

밀리Milli 2023. 3. 28. 14:51

작년, Midjourney라는 AI 이미지 제너레이터가 처음 등장했고 많은 사람들에게도 그랬겠지만 특히 아티스트들 사이에선 더욱 충격적이었다. AI 가 대체하게 될 분야들은 단순 반복적인 일들이나 계산을 요구하는 일 일 것이고 창의력을 요하는 일은 가장 나중에나 적용될 것이라는 예상은 크게 빗나갔다. 급기야 콜로라도 주에서 열린 디지털 아트 공모전에서 AI가 그린 그림이 1위를 차지했고, 아티스트들은 분노했다.

 

AI 이미지 제너레이터란, 사람이 몇 가지 키워드를 넣어주면 AI가 그 키워드에 맞게 그림을 생성해 주는 소프트웨어이다. 현재 와서는 그 종류도 다양해졌고 다양한 스타일과 엄청난 디테일까지 표현이 가능하다. 단 몇 초만에. 

 

다만 AI가 그림을 배우고 생성할 때 인터넷에 퍼져있는 실제 아티스트들이 그린 그림이 무단으로 사용된다는 것이 논란의 중심이다. 유니크한 스타일을 가지고 있고, 인터넷에 작품을 많이 개시한 유명 아티스트일수록, 아무 동의도 없이 AI 제너레이터의 피와 살이 된다는 것. 

몇 년, 아니 평생을 더 나은 작품을 위해 공부하는 아티스트들에게 허무하기 짝이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동안 트위터, 인스타그램, 아트스테이션(Artstation이라는 전 세계적 디지털아트 사이트) 등에서 아티스트들의 AI 반대 시위가 이어졌고 아티스트 저작권 침해에 대한 고소가 진행되었다. 하지만 판도라의 상자는 열려버렸고, 몇 초 만에 무료로 그림을 생성해 주는(그것도 엄청난 퀄리티로) 오픈 프로그램의 발전을 막을 수는 없었다. 

 

AI가 생성해낸 디지털 아트 공모전 1위작

 

프로 아티스트의 꿈을 가지고 노력하고 있는 학생이거나, 꿈이 프로 아티스트인 아이들의 생각은 어떨까? 아마 다른 직종을 알아볼 것이다. 취미로 그리는 그림이야 쉽고 재미있지만, 프로의 레벨로 오기 위해서는 적잖은 노력과 공부가 필요하고, 노력의 대가가 AI가 몇 초만에 그린 그림과의 경쟁이라면 누가 그 노력을 하고 싶을까? 아티스트라는 직업의 비전과 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면 나같이 이미 업계에서 아티스트로써의 커리어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어떨까?

처음 3d프로그램과 사진을 사용해서 그림을 그리는 아티스트들이 등장했을 때도 많은 반발이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하지만 현재는 수많은 서포트 프로그램들을 이용하지 않는 아티스트들이 기술적으로 뒤처진 세상이 되었다. 

대부분의 아티스트들이 사용하는 포토샵을 만든 Adobe에서는 저작권 문제가 없는 Adobe 클라우드의 이미지만을 이용한 AI 이미지 제너레이터, Abode Firefly를 베타 테스트 중이다. 

종이에 연필로 스케치한 것을 스캔해서 그리던 시대는 지났다. 취미와 낭만을 가지고 그림을 그리는게 아니고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디지털업계에서 살아남으려면 공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AI로 수많은 옵션들을 테스트해 보거나, AI가 생성해 낸 이미지를 베이스로 리터칭을 해서 마무리하는 등의 방법이 있을 것이다. 

 

AI를 이용한 그림이 아트로써 어디까지 인정받게 될진 모르겠지만, 아티스트라는 직업이 사라진다기 보단 AI를 이용하는 방향으로 발전하지 않을까 싶다. 할리우드의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들의 각본을 쓰고 있는 미국의 작가 길드(The Writers Guild of America)에서도 최근 AI의 어시스트를 허용했다. 어디까지를 어시스트라고 부르는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퓨어하게 손으로 전부 직접 그리는 아티스트들의 수는 적어질 것이라는 사실이 가장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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