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익선동에 있는 청수당이라는 카페를 갔다.
(카테고리는 미국 식당이지만 미국에 사는 내가 리뷰하는 음식이니까 미국 식당이라고 대충 넘어가자.)
스톤드립계란커피라는 특이한 메뉴를 듣고 커피 중독자로서 안들를 수가 없었다.
맷돌로 커피를 갈아서 내리기 때문에 스톤 드립이라고 부르고, 계란을 거품을 내서 위에 올렸기 때문에 계란 커피, 합쳐서 스톤드립계란커피라는 긴 이름이 탄생한 것 같다.
미국 스타벅스에도 별의별 크림이 올라간 커피가 있는데 계란 커피는 정말 생소했다.
처음에는 7.80년대 쌍화차나 커피에 계란 노른자 하나 올려서 마시던 다방커피 생각을 했는데 그게 아니고 노른자에 거품을 내서 커피 위에 올리는 식이었다. 마셔본 적은 없지만 베트남 커피 중에 카페 쯩 이라고 하는 계란 크림을 올린 커피가 있는데 그것을 가져온 건가 싶다.
*
비주얼은 사진에서 보다시피 엄청나다.
커피크림 위에 캐러멜라이즈드 되어서 캔디처럼 굳은 설탕을 포크로 톡 톡 깬 후에 함께 호로록 마셔주면 된다.
뜨거운 것과 차가운 것 둘 다 시켜봤는데 개인적으로 뜨거운 커피가 전체적으로 부드럽게 잘 어우러져서 좀 더 나았다. 진한 커피의 맛과 부드러운 계란 크림과 캔디 같은 조각 설탕이 한 모금에 들어와서 조화롭게 넘어갔다. 아이스는 약간 따로 노는 느낌.
계란 크림과 다른 일반 크림들의 차이점은 보통 크림은 마시다 보면 커피에 녹아 섞여서 크리미 한 라테처럼 되어버리는데 계란 크림은 단단하게 크림 층을 유지하고 있어서 계란 크림 커피의 맛을 좀 더 오랫동안 즐길 수 있었다.
프로마쥬 케이크는 뭔가 했더니 프로마쥬(fromage)라는 프랑스 치즈를 사용한 케이크라고 한다. 티라미수가 생각나는 폭신 폭신한 텍스쳐에 흑임자 가루를 올려서 케이크 같지 않은 고소하고 독특한 맛이 났다. 이런 맛을 외국인들도 좋아할지는 약간 의문이다.
개인적으로 그렇게 달지 않아서 좋았다. 흑임자 가루를 이용해 화산석처럼 데코레이트 해놓은 멋진 비주얼로 눈도 즐거운 것은 덤.
*
3년 만에 한국에 와서 느낀 점은 레스토랑, 카페들의 프로모션이 정말 기가 막히다는 것이었다. 메뉴의 작명 센스나 멋진 메뉴 사진들, 그리고 세련된 인테리어까지 들러보고 싶은 곳이 한 두 군데가 아니었다.
익선동 카페, 청수당은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고 만족스러웠던 곳으로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번 들르고 싶은 곳이다.
★★★★★
-맛, 비주얼, 인테리어까지 여러 모로 만족스러웠던 카페.
-사람이 너무 많고 복작스러워서 젠(zen)한 인테리어와는 달리 조용히 책을 읽는다거나 하는 카페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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